개구리 우물
老巨樹

등교길... 아들과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잠시 걷는다.
시골마을이라 걸으면서 길가 텃밭의 채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 오늘도 그렇게 여느날과 같이 걷는데 아들이
"우와!" 하며 손으로 가리킨 곳이 있다. 뭔가를 모셔놓은 곳인듯 한데
한번도 아들과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아들이 가리킨
곳에 올라가서 글귀를 읽었다. 내용은 오래전부터 마을을 지켜주던 나무가 있던
자리라고.... 세월에 나무는 없지만 나무의 혼은 남아 마을을 지켜줄 것이라고....
글귀를 읽는 순간 나는 울컥 했다.
그래.. 내가 그랬었구나. 세상의 잔잔한 일들에 욕심내고, 화를 내고,
조바심을 내고 그랬었구나.
그렇게 무심히 엄마의 말에 짧게 답하던 네가 진실로 내게 전해주고 싶은 글귀였구나....